신약 소설 닷핵
그때, 나는 마크 아누에 있었다.
이미 블랙로즈와 함께 모험을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초보자 나름대로 그럭저럭인 레벨에 도달했다.
그날 블랙로즈는 볼일이 있어서 부재였다.
거기에 혼자서 모험하려고 마크 아누에 로그인했다.
카오스 게이트에서 상점에 있는 골목으로 가던 도중, 2인조의 PC와 스쳐 지나갔다.
“……어라, 너?”
이렇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발을 멈추었다. 그때야, 상대의 모습이 이질적인 걸 깨달았다.
한 사람은 내성적인 듯한 주문사의 소년. 이건 별문제가 없다.
다른 한 사람, 말을 걸어온 쪽이 문제였다.
수인이었다.
하지만 『The World』에 고르는 캐릭터 종족에서 수인이 있었나? 그리고 무얼 모티브로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크게 긴 귀가 2개, 머리 위에 뻗어 있는 걸 보면 토끼 같지만 얼굴 부분, 특히 세로로 기다란 눈동자는 고양이의 그것이었다.
몸은 여자처럼 가냘프지만 목소리는 소년 같기도 하다.
그러니까 토끼인지 고양이인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그것조차 애매한 PC였다.
“어? 나 말이야?”
“이봐, 너! 그래, 너!”
고양이 PC(잠시 이렇게 부르자)가 남의 집에 기숙하듯이 다가왔다. 나는 무심코 반발짝 떨어졌지만, 상대는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희한한 팔찌를 하고 있구나!”
고양이 PC는 나의 오른손을 응시하고 있었다.
설마 했는데, 이 기색은 그 팔찌가 보이는 듯하다.
“…이게 보이는 거야?”
“물론이지. 너한테는, 자신의 멋진 팔찌가 안 보이는 거야?”
답장에 난처해하고 있을 때, 고양이 PC는 시선을 올려서 내 얼굴을 보았다.
“눈에 안 보이더라도, 거기에 있단 걸 아니까, 보이는 것과 같지만 말이야.”
나는 팔찌가 있는 손목을 바라보았지만, 당연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다.
“팔찌?”
엘크라 불리는 주문사의 소년이 눈을 깜박거렸다.
“미아, 무슨 얘기야? 나한테는 아무것도 안 보여..”
그 질문에 대답 없이, 고양이 PC는 더 다가와서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가까웠다. 아무래도 이 고양이 PC는 거리감이 이상하다.
“좋은 걸 보여줘서 고마워.”
입가에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고 있었다.
“너하고는 또 만날 거 같은 느낌이 들어. 왠지 모르게..”
“있잖아, 미아. 어서 가자. 강아지 풀이 잔뜩 있는 곳으로……”
주문사의 소년이 재촉하듯이 말했다. 그 목소리가 들렸는지, 고야인지 토끼인지 판별할 수 없는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는 그 수인 PC는 나에게 등을 돌리면서 오른손을 올렸다.
“그럼, 또 어딘가에서 만나자.”
그대로 카오스 게이트 쪽으로 걸어갔다.
정말이지 이상한 고양이 PC……
문득 시선을 느껴서 그쪽을 보고 있으니, 주문사의 소년이 내 쪽을 독한 눈초리로 째려보고 있었다.
“미아는……”
“어?”
“미아는 내 친구니까!”
마치 외치듯이 말하고, 소년은 동료의 뒤를 쫓아 떠나 버렸다.
뒤에 남겨진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그들을 배웅했다.
이상한 놈이 또 둘이다.
(계속)